한국인과 만나서 33년을 일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해 온 일본인 우미노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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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만나서 33년을 일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해 온 일본인 우미노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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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0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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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천안·아산을 빛낸 사람들 - 선문대 글로벌어학부교수 ‘우미노 와카미’

한국생활 33년간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며느리로서의 인생을 걸어온 일본인 우미노씨의 삶
 
 
 
[NCS뉴스 김덕원 기자] CA미디어그룹 천안신문은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지역을 아름답게 빛낸 분들을 자매지인 아산신문과 공동으로 천안과 아산지역에서 발굴한 인물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았다.
 
 
교육, 농업, 사회, 문화, 체육 등 각 분야에서 선정되신 분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발간사, 축사를 시작으로 가나다 순에 의해 본보에 연재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여기 실린 모든 분들의 이야기가 용기를 주고 힘을 북돋아주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편집자 주>
 
 
 
 

 

 
우미노(55)씨가 한국에 온 것은 1987년, 지금으로부터 33년전이다. 일본의 오사카에서 대학을 졸업한 우미노씨는 한국이 좋아서 서울의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생활은 시작되었다. 이후 1988년 당시 해군장교였던 하채수씨(현 선문대 사무처장)와 결혼을 하였다.
 
 
결혼하자마자 3남 3녀의 장남인 남편과 시동생들과 신혼생활을 시작하였다. 대학생이 두명이었는데 그중 한명은 ROTC 장교후보생이었고 매일 아침 일찍 정장을 하고 학교에 통학해야 해서 새벽밥을 해야 했고 다림질도 해야 했다.
 
그러한 생활을 꼬박 2년간을 계속하였고 시누이도 함께 생활하였다. 그런데 남편은 출퇴근 시간이 왕복 5시간 정도 걸려서 1주일에 2일 정도는 대학 기숙사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남편과 결혼한 것이 아니라 시동생과 같이 살기 위해 결혼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던 아이를 가졌다.
 
이 아이는 삼촌들과 함께 자랐다. 한국문화 적응도 쉽지 않은데 시동생들의 식사와 빨래 등을 직접 해야 했기에 바쁘고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이때 생각한 것이 앞으로 딸을 시집보내면 절대로 장남에게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시동생들이 장성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생각이 든다고 하였고 시동생들도 형수지만 형수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남편인 하채수씨는 결혼 이후 아내를 편안하게 해주지 못한것에 대해 항상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시부모와 함께 한 14년
 
남편의 고향은 경남 함양이다. 부모님이 연로해짐에 따라 가족회의를 통해 천안으로 모시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아파트 근처에 별도로 아파트를 임대하여 따로 살았지만 2년후 건강이 좋아지지 않아 결국 함께 살게 되었다. 이때부터 우미노씨는 시부모님의 식사공양은 물론 병원가는 일, 센터가는 일 등 모든 것을 책임 맡게 되었다고 한다.
 
 
시부모님은 모두 고혈압에 당뇨라는 지병을 가지고 계셔서 매달 정기검진을 통해 약을 복용하셔야 했고 매일 주간보호센터에 가셔야 했다. 이런 모든 일은 대부분은 실질적으로 며느리의 역할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시아버님이 건강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었고 병원입원이 잦아졌다.
 
 
우미노씨는 선문대에서 일본어를 강의하는 교수생활을 하면서도 야간에 병원에서 병간호를 하는 등 바쁜 생활을 하였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시어머님과 남편 그리고 3자녀가 가족으로 생활하였는데 시어머니는 약간의 치매증세가 있으셔서 더더욱 섬세한 케어가 필요한 상태였다.
 
 
2013년 겨울, 시어머니가 척추압박골절로 3개월간이나 병원에 입원해야하는 상황이 왔다. 입원후 6개월 동안 피부질환으로 매일같이 약을 바르고 복용해야만 했다. 이때 대부분의 일은 고스란히 며느리인 우미노씨의 몫이 되었다.
 
2015년 겨울, 시어머니가 눈길에 넘어져서 고관절 골절로 두달 가까이 입원하게 되었는데 이때도 부부가 번갈아서 간병을 하였고, 이후 1년후 후 대퇴부골절로 3개월간 병원 생활을 하였는데 번번이 며느리의 역할이 중요했다.
 
 
며느리의 지극정성 덕분에 지금은 시어머니가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신다. 일반적으로 고관절 골절의 경우 노인들은 회생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우미노씨의 시어머님은 이어지는 척추압박골절, 고관절 골절, 대퇴부 골절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적이 있기까지에는 며느리의 헌신적인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남편은 고마워하고 있다. 우미노씨의 삶은 시부모님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항상 시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모심의 생활을 하고 있어 주변의 모범이 되고 있다.
 
 
 
 
 
교수로서 제자사랑 10년, 노블레스오블리주 실천
 
이렇게 바쁘고 힘든 과정에서도 우미노씨는 틈틈이 공부하여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선문대에서 교양일본어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일본어회화 교육은 물론 일본인 원어민으로서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한국학생들에게 지도하기 위해 일본어존을 운영하기도 하였고 한국학생들에게 일본어와 IT교을을 통해 일본취업을 도와주는 청해진사업에 참가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선문대학교 여교수들의 봉사단체인 한마음봉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노블레스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미노씨는 지역사회의 다문화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도 다문화가정협의회 세미나에서 발표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한국에 시집 와서 한국인과 결혼하고 아내로서, 삼남매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며느리로서, 학생들의 스승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우미노씨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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